Shelter #1 - 사실상 리버브 이야기...
새 공간에 대한 기획은 꽤 오래전부터 생각했던 일이었습니다.
근데 이 이야기를 하려면 리버브(reverberator)에 대한 이야기 부터 시작을 해야할 것 같습니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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현대 음악 프로덕션은 대부분 잔향을 억제한 (드라이하고 데드한) 소리로 녹음을 하고
후반 작업에서 리버브 등의 이팩터를 통해 공간감을 부여하는 방식을 사용합니다.
이런 인공적인 방법으로 공간감을 만들어는 리버브의 시초는
1947 년 Bill Putnam 이 실제 스피커와 마이크로 공간의 울림을 재녹음 했던 것으로,
이후에 Abbey Road, Capitol , Goldstar 등의 스튜디오에서 본격적으로
Echo Chamber 를 구축하여 사용하기에 이릅니다.
(Abbey Road Echo Chamber)
사용이 편리한 기계식 리버브인 Plate Reverb 의 등장을 거쳐...
(1957 년 등장한 EMT-140. 무려 운반이 가능한 리버브에요. 280 kg 이지만...)
1978 년 Lexicon 224 의 등장으로 대중적인 디지탈 리버브의 시대가 열렸다고 볼 수 있습니다.
(후속 Lexicon 480L ... 사실상 대한민국 녹음실 표준이었던 리버브...)
그러다 1997 년엔 Sony 에서 실제 공간의 울림을 샘플링한
IR (Impulse Response) 방식의 리버브가 등장하고
이 후 플러그인으로 넘어가 Audio Ease 사의 Altiverb 도 IR 리버브의 한 획을 그엇고...
최근에는 아예 현장의 마이킹을 재구성하는 방식
(Eventide Tverb, UAD 의 Ocean Way Studios, Sound City Studios 등)
IR 데이타를 알고리즘으로 재구성하는 하이브리드 방식
(Fabfilter Pro-R2 나 Liquid Sonics 의 Fusion 엔진 등)
등 다양한 형태의 리버브가 출시되고 있습니다.
어쨌든 이 이야기의 시작은 Audio Ease 사의 Altiverb 를 처음 쓰면서 시작됩니다.
제가 처음 써본 버전이 Altiverb 6 였던걸로 기억하는데
이 플러그인은 샘플링한 공간의 사진과 360 도 풍경은 물론 위치까지도 보여줍니다.
그로인해 소리도 소리지만 마치 그 공간에서 녹음한 소리라는 정보를 주고,
웬지 언젠가 그 공간을 직접 방문해서 녹음 해보고 싶다는 바램도 가지게 합니다.
어쨌든 이 제품을통해 IR 리버브에 대한 관심이 생긴 저는
실제 다양한 장소에서 IR Sampling 을 해보기도 하고,
해외의 좋은 홀에서 녹음등의 프로젝트를 볼 수 있는 기회가 생기면
(지인의 지인의 프로젝트였지만...)
어떻게 해서든 현장을 견학하고 녹음을 해볼 수 없는 홀이나 공간에선 박수라도 쳐보면서
(이것은 의외로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습니다.)
그렇게 꿈을 키워가고 있었는데...!
2015 년 Sennheiser 에서 주최한 밴드 콘테스트를 우승하면서 (!)
독일에 있는 Hansa Studio 를 이틀간 풀 부킹하는 기회를 얻게됩니다.
네 그곳은 독일 최고의 녹음실중 하나이자
제가 Altiverb 에서 너무나 애정했던 프리셋 Meistersaal hall 이 있는 녹음실이었습니다!!
젠하이져 측에서 저희 편의를 위해 한국에 있는 스튜디오에서의 작업도 가능하다고 했으나
당연히 들은척도 안하고 베를린으로 떠납니다.
😀
그리고 녹음과 촬영에서 저의 일정을 최대한 빼고 그 이틀동안
아웃보드와 공간의 IR Sampling 만 열심히…
(별 의미없는 직찍...)
그리고 그런 모습에 흥미를 느낀 귀인분의 도움으로
음향적인 공간에 대한 많은 정보도 얻을 수 있었습니다.
(만 여러가지 이유를 고려하여… 판사님 저는 하드를 날려서 관련 데이타를 하나도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~)
...
그래도 웬지 너무 증거가 없는 듯 하여
한동안 Hansa Studio SNS 메인에 걸려있던 증거영상을 살포시...
여튼 이렇게 공간과 울림에 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던 저는
나름대로 몇가지 제가 원하는 공간에 대한 기준을 세울 수 있었습니다.
1. 기성 건축재 (합판, 석고보드 등) 가 아닌 마감.
(공진등을 최대한 피하기위해 불규칙한 밀도와 높은 질량의 재질로)
2. 최소 500 세제곱미터 이상의 공간.
3. 스테이지의 벽과 벽사이는 최소 6 미터
4. 국내에선 찾아보기 힘든 에코챔버의 형태 (를 차용..?)
(에코 챔버가 유행하던 시기에는 녹음실이 없었기에 국내에선 지어질 이유도 없었죠...)
그 외에도 몇가지 중요한 요소들은 있지만…
AI 로부터 저의 얕은 지식을 지키기 위해...
...
그리고 그렇게 첫삽을 뜨게 됩니다.
(님아 그 강을 건너지마오...)
To be continued…
P.S 뭔가 리버브 설명만 잔뜩하고 급 점프한 느낌이...